낮에는 바다냄새, 밤에는 시골냄새

#무릉도원 #자유로움 #예술가


세은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온 임세은입니다. 순수미술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영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지지난주에 대학을 졸업했어요. 저는 예전부터 시골을 되게 좋아했는데, 뭔가 시골은 나이가 들어서 모든 의무를 끝냈을 때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팜프라를 경남도립미술관 전시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젊은 청년들이 가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실험한다는 게 저한테는 너무 충격적이었고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저도 앞으로의 촌살이를 위해 인터넷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외주 작업들도 생각 해보고 있고, 보다 안정적인 교사 쪽을 생각 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세은님이 시골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본가가 창원인데 창원도 도시지만, 서울이라는 대도시는 인간관계가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친구들에게 ‘밥 해줄테니까 놀러와’ 하면 절대 빈손으로 오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물건들을 꼭 들고 와요. 그리고 도시인들은 엄청난 익명성 앞에 서로에게 많이 지쳐있는 느낌도 들었어요. 근데 시골은 그런 것들에 있어서 훨씬 더 자유로운 것 같아요. 내가 어떤 복장을 하고 다니 건, 누구도 신경쓰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아요.


세은님은 할아버지댁이 시골이라고 들었어요. 할아버지댁에서의 기억과 경험이 쌓여 시골의 이미지가 만들어진걸까요?

네 맞아요. 제가 휴학을 하고 시간이 많으니까 할아버지 혼자 계시는데 가서 지내봐야겠다 하고 내려가 지내보면서 현실적으로 이런 저런 것들을 느끼고 경험했어요. 좋은 점 뿐만아니라 좋지 않은 점도 있었지만 장점을 훨씬 많이 느꼈어요. 강아지도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서 좋고, 텃밭에서 상추를 바로 따서 먹는 것도 좋구요. 잊고 있던 기본적인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아! 그리고 할아버지댁은 산 속 마을이라서 바닷가 마을은 어떨까 궁금해서 팜프라촌에 오게 된 것도 있어요.



바닷가 마을에 지내보니 어떤가요?

학교에서 배운대로 바람이 낮에 바다에서 불고 밤에는 산에서 불어요. 낮에는 바다 냄새가 나고 밤에는 제가 아는 시골 냄새가 나요. 그리고 마을 분들이 외지인들에게 익숙하신 것 같아서 신기했어요. 할아버지댁은 부모님 없이 혼자 가면 인사를 잘 안받아주시기도 하거든요. 처음 왔을 때 제일 다르다고 느꼈던 점 중 하나였어요.


팜프라촌에서 경험한 프로그램은 어땠나요?

바닷가 마을이니까 할 수 있는 카약타기도 너무 재미있었고, 마을 투어 해주신 사무장님이 너무 멋있으셔서 반했어요. 마주칠 때마다 괜히 질문하고 그래요.


팜프라촌에 모인 입주민들과 지내 본 경험은 어떤가요?

다들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입주민 중에 일반사회 공부하신 분이 계신데, 저도 예술을 공부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있었거든요.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단어들을 다 알고 계신거에요. 그래서 티키타카가 너무 잘 됐어요. 언제는 한 번 기면증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우리가 지금 경쟁과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서 문제인지 과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거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어서 좋았어요.



세은님에게 촌라이프란 어떤 의미일까요?

저의 무릉도원인 것 같아요. 편히 먹고 자고 산책하고 그 자체로 되게 편안해지는 휴식의 공간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