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으로 퇴사하고 왔어요

#퇴사 #다음삶 #없어서좋은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온 양미라고 해요. 저는 공대에서 시스템경영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연구관리, 품질관리, 여러가지 프로그래밍을 함께하는 일들이에요. 이후에 관련 과로 취업을 하지는 않았고, 학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강사 일을 하다가, 사교육이 아이들에게 너무 부담이 되는 것 같아서 다른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감염병 역학을 공부해서 보건의료 계열쪽으로 직업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보건의료데이터를 다루는 분석가로 회사생활을 조금 오래하다가 상담이 필요할만큼 힘든 시기가 찾아와서 퇴사를 생각할 즈음에 팜프라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양미님은 섬에서 태어나셨다고 들었어요!

네. 섬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다가 대학 때문에 도시로 나와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어요. 섬에서의 기억 때문인지 모르겠지마 번잡한 도시에서도 그나마 덜 복잡한 동네에 살면서 도시 살이에 지친 삶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있고, 앞으로는 촌에서의 삶도 하나의 선택지로 넣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직종을 바꿔 하고 계신 일은 적성에 잘 맞는 편이세요?

하고 있는 일 자체는 적성에 잘 맞고 재미있어요. 그럼에도 퇴사를 결심했던 이유는 역시나 인간관계였어요. 일한 지는 2년 5개월 쯤 되었는데, 그동안도 버티고 버티다 건강 상 신호 온 이후로는 더이상은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딱 들더라구요. 일을 하던 중에 바로 퇴사하겠다고 말했어요. 그게 지난주였고 월요일 날 바로 팜프라촌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잘 오셨어요. 앞으로는 어떻게 지내실 계획인가요?

아직 이 사회에서 제 나이가 직업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허들이 낮을지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시간을 좀 가지면서 조금 더 준비를 하고 싶고, 공부도 하면서 다시 비슷한 분야로 가거나 아니면 제가 요가를 되게 좋아해서 지도자 과정을 밟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여러가지를 열어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팜프라촌에 입주하고, 마음은 조금 괜찮아지셨나요?

네! 이 곳 자연이 너무 좋더라구요. 여유를 찾아가는 것 같아요. 저는 섬에서 자라기는 했지만 면 소재지라서, 두모마을은 정말 촌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도시 사람들이 보면 정말 웃기겠지만요. 이런 마을에서 살아본 적은 없어서 정말 새롭고 좋아요.


앞서 촌살이도 인생의 선택지로 고려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잖아요. 하고 계신 일이 촌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인지 궁금해요.

데이터 분석을 프리랜서로도 하는 분들이 있는데, 한 연구당 얼마의 기간동안 얼마의 비용을 받고 다른 직종의 프리랜서분들과 비슷하게 일을 해요. 그리고 이제는 연구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줌으로 회의를 할 수도 있구요. 지역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촌살이를 염두에 두게 된 것 같아요.


팜프라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경험은 어떠셨어요?

제 주변에는 보건의료, 통계나 역학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 곳에서 문화 기획하는 분들을 만나는 것도 너무 신기했어요.


팜프라촌 프로그램 중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있으신가요?

카약은 처음 타봐서 신기했어요! 사실 그런 체험보다는 질문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숙소에 TV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게 좋았어요. 조금 불편한 생활이 가장 좋더라구요.


오기 전에 가장 기대하셨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오기 전에 두모마을을 검색해서 블로그를 쭉 봤는데 자연이 너무 기대가 됐어요. 설명글에도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마을이다’라는 걸 봤는데 직접 와보니 정말 산세가 너무 예쁘고 바다가 깨끗해서 좋았어요.


앞으로 촌살이를 꿈꾸신다면, 구체적으로 그리고 계신 그림이 있나요?

고향을 떠나 서울을 가는 사람들은 자기 동네가 다 작게 느껴지고 그렇잖아요. 지역을 떠난 사람들이 다시 모이는 건 청년들이 모이는 어떤 마을, 커뮤니티가 있어야만 가능하고 그걸 통해 지역이 살아나는 것 같아요. 비슷한 연령대의 커뮤니티가 반드시 존재 해야할 것 같아요. 제 나이대는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더욱 더 촌에 오기 힘든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3-40대가 촌에서 살 수 있는 커뮤니티나 교육환경을 만들어서 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사실 저는 사교육을 한 적도 있으니까, 코딩이나 수학 등 제가 가르칠 수 있는 부분을 돕고, 또 반대로 저는 문과적인 부분은 하나도 몰라서 그런 걸 해주실 수 있는 분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룬다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굉장히 이상적이지만요.


양미님에게 ‘촌라이프’란 어떤 의미인가요?

결국은 제가 돌아가야 할 곳이에요. 언젠가는 가고 싶은, 언젠가는 살고 싶은 곳. 지금의 촌라이프는 조금 외롭고 쇠락해가는 느낌이 드는데, 풍성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면 좋겠어요. 다시금 활기와 활력을 느낄 수 있다는 소망이 담긴 곳이면 좋겠습니다.


팜프라촌에 어떤 사람들이 오면 좋을까요?

저희 기수는 할머니, 할아버지집이 촌이라 지역을 경험해 본 입주민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할머니집이 도시인 경우도 많고 정말 촌살이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런 대학생들이 많이 와서 촌에 대한 환상을 조금 갖기도 하고, 촌생활이 어떤지 경험하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