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 #유기농업 #청년농부
안녕하세요 유정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서울 근교 출생으로 도시에서 살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손유정입니다. 이전에는 옷을 설계하는 일을 오래 했어요.
도시에서만 살다 어쩌다 농사를 짓게 되었는지, 어떻게 팜프라촌 헬퍼로 함께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도시에서는 정말 평범한 도시인의 삶을 살다 퇴사를 하면서 제 안에 숨겨져 있던 자연과 시골에 대한 욕구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를 찾아보다 제주에서 하는 귀농 교육을 듣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 날 남해에서 문자가 한 통 왔어요.
‘두모마을에서 일주일 살기를 합니다’
그렇게 팜프라와 팜프라촌에 대해서 모르고 두모에 왔다가, 팜프라에서 집을 짓는 걸 알게 되었어요. 팜프라에서 지었다는 작은집 ‘코부기’를 봤는데 제가 항상 상상속에서 그리던, 외국 사람들이 많이 만드는 ‘타이니하우스’랑 똑같이 생긴거에요!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에 쏙 드는 집이 있는지 너무 신기했어요.
두모마을 살아보기를 하면서, 팜프라에서 팜프라촌 ‘헬퍼’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해 본 적은 없지만 해보고 싶다고 무작정 말을 했어요. 그렇게 4개월 간 팜프라촌을 함께 만들게 되었습니다.
너무 멋지네요. 팜프라촌에서 함께했던 순간들이 아직도 생생한가요?
네 물론 기억하죠! 집을 지었던 하나하나의 과정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좋았던 건 ‘사람’이었어요. 어디든 내게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팜프라에 있는 사람들은 다 너무 너무 좋은거예요
저는 제가 오래 다녔던 직장에서 퇴사를 하며 보편적인 사람들과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제 채식을 하고 있기도 하고, 살고 싶은 삶의 형태나 지향하는 가치관 등을 이야기 했을 때 타인이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재차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어요. 깊이 있는 대화가 어려울 때가 있는데 여기에 있는 친구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있어서 대화가 너무 즐거웠고 어쨌든 너무 다 좋아요.
돌이켜봤을 때, 유정님에겐 같이 생활했던 평범하고 일상적인 순간들이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거네요!
네 같이 밥 먹고, 대화하고, 두모 어른들과 오며 가며 인사하고, 개냥이(팜프라촌 고양이)랑 놀았던 그런 일들이요.
특별히 기억나는 순간이 있나요?
두모에 온 지 몇 일 안되었을 때였어요. 아침에 갑자기 팜프라 친구들이 ‘사무장님네 가자!’ 하는 거에요. 엄청 추운 날이었어요. 근데 약속을 잡은 것도 아니었는데, 집에 그냥 들어가요. 햇살이 너무 따뜻했고, 차도 내어주시고, 거기서 한 시간 정도 놀았는데 너무 좋았어요. 아 새해에 저 혼자 집에 안 가고 남아있었는데 그 때 사무장님이 떡국 끓여주신 것도 기억에 남아요
이런 일을 도시에서는 상상해 본 적이 없어요. 유토피아에 있는 시골 마을의 풍경이라고 해야하나? 아 그리고 또 하나 있는데 말해도 되나요?
네 그럼요!
제가 제주 돌아가기 얼마 전이었는데, 전개발위원장님이 짜장면 사주신 날이요. 짜장면 사주신 것도 너무 감사했는데 ‘더 맛있는 거 못 사줘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따뜻한 마음에 정말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유정님이 엊그제 코부기 첫 입주자가 되었잖아요. 그렇게 꿈에 그리던 코부기에서 두 밤을 지낸 소감은요?
일단 실제로 4개월 간 집짓기를 함께하며, ‘좀 좁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6평 집에 대한 로망이 조금 깨져서 지금은 제주의 10평 원룸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코부기에서 자보니까 너무 충분하고 여유로워요.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모두 자연이고, 자연의 소리도 좋고, 너무 아늑하고 깨끗하고 잠도 잘 오고 그냥 너무 좋아요.
또 화장실이 너무 좋아요. 리모델링 전 화장실을 봤을 때는 ‘너무 작다. 생활하기는 어렵겠다’ 했는데 지금은 쾌적하고 넓어진 느낌이에요.
그럼 혹시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없어요. 너무 좋아요. 아 어제 저희가 밤에 집들이(?)를 했는데 개구리가 잠깐 들어왔어요. 베란다 방충망을 닫는다고 닫았는데 살짝 열려 있었나봐요. 그 사이로 개구리가 들어오더라구요. 개구리 무서워 하시는 분은 좀 놀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만지지는 못해요.

유정님이 저희 팜프라웍스랑 스토어, 코부기에 들어가는 싱크 하부장 직접 설계하기도 했고, 함께 만들었는데 그 경험은 어땠나요?
매번 처음부터 실전이잖아요. 저는 아마추어도 아니고 정말 생초짜인데 그냥 맡겨주셨어요. 그 덕분에 배우는 속도는 정말 빨랐던 것 같아요. 작업하면서 원래 관심 있었던 스케치업 설계도 배워서 좋았고 재밌었어요. 스토어 하부장은 만들면서 시련을 정말 많이 겪었는데, 팜프라 멤버들의 마음을 그 때 저도 느꼈어요. 이걸 완벽히 해야 하는데 잘 안됐을 때의 그 자괴감과 난 더 이상 안될 것 같아서 놓아버렸는데 지황님이 하니까 되는 그 멋쩍음…
중간에 여러 번 다시 뜯었는데, 다 해두고 보니 결국엔 완성도가 너무 좋은거에요. 아 이렇게 내가 만들 수 있구나? 놀랍다.
엄청난 성취감?
이렇게 스파르타식으로 배운 것도 한 번쯤은 해 볼 만한 경험이었다 생각해요
너무 멋진 가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역시 1호 헬퍼 😊
유정님은 헬퍼로 오기 전에, 어떤 것들을 기대했었는지 그 기대가 얼마나 실현되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작은 집을 짓는다 생각하고 왔는데, 제가 실제로 참여한 건 20평 짜리 큰 건물 두 동이었어요. 그 부분이 기대한 바와는 조금 달랐지만, 전체적인 과정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처음에 올 땐 안 맞는 사람이 있을까 가장 걱정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유정님은 두모 사는 걸 너무 좋아했잖아요. 자연도 좋아하고. 두모마을이나 새로운 팜프라촌을 잘 누릴 수 있는 유정님만의 팁이 있다면요?
바래길을 걸어서 혼자 상주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너무 좋았어요. 가면서 보이는 자연이 너무 좋고, 천천히 내 속도대로 가도 되고, 바닷길을 따라 산 속을 걷는데 절벽으로 난 풍경이 너무 예뻐서 꼭 걸어보시길 추천해요.
저희 팜프라촌 슬로건이 ‘판타지 촌라이프를 위한 일주일’인데, 유정님에게 ‘촌라이프’란 무엇인가요?
꾸미지 않아도 되는 것. 나를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른들이 예쁘다 해주시고, 숨만 쉬어도 좋아해주시는 것. 정말 판타지 같은 일이네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어떤 사람들에게 팜프라촌을 소개하거나 추천해주고 싶나요?
저는 SNS도 잘 하지 않고, 현대 문명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팜프라는 밖에서 봤을 때 트렌디하기도 해서 ‘내가 가도 될까?’ ‘너무 예술하는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저는 오히려 저 같은 사람들이 와서 자연스럽게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팜프라 멤버들은 사람을 긍정적으로 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비건 #유기농업 #청년농부
안녕하세요 유정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서울 근교 출생으로 도시에서 살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손유정입니다. 이전에는 옷을 설계하는 일을 오래 했어요.
도시에서만 살다 어쩌다 농사를 짓게 되었는지, 어떻게 팜프라촌 헬퍼로 함께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도시에서는 정말 평범한 도시인의 삶을 살다 퇴사를 하면서 제 안에 숨겨져 있던 자연과 시골에 대한 욕구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를 찾아보다 제주에서 하는 귀농 교육을 듣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 날 남해에서 문자가 한 통 왔어요. ‘두모마을에서 일주일 살기를 합니다’ 그렇게 팜프라와 팜프라촌에 대해서 모르고 두모에 왔다가, 팜프라에서 집을 짓는 걸 알게 되었어요. 팜프라에서 지었다는 작은집 ‘코부기’를 봤는데 제가 항상 상상속에서 그리던, 외국 사람들이 많이 만드는 ‘타이니하우스’랑 똑같이 생긴거에요!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에 쏙 드는 집이 있는지 너무 신기했어요. 두모마을 살아보기를 하면서, 팜프라에서 팜프라촌 ‘헬퍼’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해 본 적은 없지만 해보고 싶다고 무작정 말을 했어요. 그렇게 4개월 간 팜프라촌을 함께 만들게 되었습니다.
너무 멋지네요. 팜프라촌에서 함께했던 순간들이 아직도 생생한가요?
네 물론 기억하죠! 집을 지었던 하나하나의 과정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좋았던 건 ‘사람’이었어요. 어디든 내게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팜프라에 있는 사람들은 다 너무 너무 좋은거예요
저는 제가 오래 다녔던 직장에서 퇴사를 하며 보편적인 사람들과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제 채식을 하고 있기도 하고, 살고 싶은 삶의 형태나 지향하는 가치관 등을 이야기 했을 때 타인이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재차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어요. 깊이 있는 대화가 어려울 때가 있는데 여기에 있는 친구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있어서 대화가 너무 즐거웠고 어쨌든 너무 다 좋아요.
돌이켜봤을 때, 유정님에겐 같이 생활했던 평범하고 일상적인 순간들이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거네요!
네 같이 밥 먹고, 대화하고, 두모 어른들과 오며 가며 인사하고, 개냥이(팜프라촌 고양이)랑 놀았던 그런 일들이요.
특별히 기억나는 순간이 있나요?
두모에 온 지 몇 일 안되었을 때였어요. 아침에 갑자기 팜프라 친구들이 ‘사무장님네 가자!’ 하는 거에요. 엄청 추운 날이었어요. 근데 약속을 잡은 것도 아니었는데, 집에 그냥 들어가요. 햇살이 너무 따뜻했고, 차도 내어주시고, 거기서 한 시간 정도 놀았는데 너무 좋았어요. 아 새해에 저 혼자 집에 안 가고 남아있었는데 그 때 사무장님이 떡국 끓여주신 것도 기억에 남아요 이런 일을 도시에서는 상상해 본 적이 없어요. 유토피아에 있는 시골 마을의 풍경이라고 해야하나? 아 그리고 또 하나 있는데 말해도 되나요?
네 그럼요!
제가 제주 돌아가기 얼마 전이었는데, 전개발위원장님이 짜장면 사주신 날이요. 짜장면 사주신 것도 너무 감사했는데 ‘더 맛있는 거 못 사줘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따뜻한 마음에 정말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유정님이 엊그제 코부기 첫 입주자가 되었잖아요. 그렇게 꿈에 그리던 코부기에서 두 밤을 지낸 소감은요?
일단 실제로 4개월 간 집짓기를 함께하며, ‘좀 좁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6평 집에 대한 로망이 조금 깨져서 지금은 제주의 10평 원룸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코부기에서 자보니까 너무 충분하고 여유로워요.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모두 자연이고, 자연의 소리도 좋고, 너무 아늑하고 깨끗하고 잠도 잘 오고 그냥 너무 좋아요. 또 화장실이 너무 좋아요. 리모델링 전 화장실을 봤을 때는 ‘너무 작다. 생활하기는 어렵겠다’ 했는데 지금은 쾌적하고 넓어진 느낌이에요.
그럼 혹시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없어요. 너무 좋아요. 아 어제 저희가 밤에 집들이(?)를 했는데 개구리가 잠깐 들어왔어요. 베란다 방충망을 닫는다고 닫았는데 살짝 열려 있었나봐요. 그 사이로 개구리가 들어오더라구요. 개구리 무서워 하시는 분은 좀 놀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만지지는 못해요.
유정님이 저희 팜프라웍스랑 스토어, 코부기에 들어가는 싱크 하부장 직접 설계하기도 했고, 함께 만들었는데 그 경험은 어땠나요?
매번 처음부터 실전이잖아요. 저는 아마추어도 아니고 정말 생초짜인데 그냥 맡겨주셨어요. 그 덕분에 배우는 속도는 정말 빨랐던 것 같아요. 작업하면서 원래 관심 있었던 스케치업 설계도 배워서 좋았고 재밌었어요. 스토어 하부장은 만들면서 시련을 정말 많이 겪었는데, 팜프라 멤버들의 마음을 그 때 저도 느꼈어요. 이걸 완벽히 해야 하는데 잘 안됐을 때의 그 자괴감과 난 더 이상 안될 것 같아서 놓아버렸는데 지황님이 하니까 되는 그 멋쩍음… 중간에 여러 번 다시 뜯었는데, 다 해두고 보니 결국엔 완성도가 너무 좋은거에요. 아 이렇게 내가 만들 수 있구나? 놀랍다.
엄청난 성취감?
이렇게 스파르타식으로 배운 것도 한 번쯤은 해 볼 만한 경험이었다 생각해요
너무 멋진 가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역시 1호 헬퍼 😊 유정님은 헬퍼로 오기 전에, 어떤 것들을 기대했었는지 그 기대가 얼마나 실현되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작은 집을 짓는다 생각하고 왔는데, 제가 실제로 참여한 건 20평 짜리 큰 건물 두 동이었어요. 그 부분이 기대한 바와는 조금 달랐지만, 전체적인 과정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처음에 올 땐 안 맞는 사람이 있을까 가장 걱정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유정님은 두모 사는 걸 너무 좋아했잖아요. 자연도 좋아하고. 두모마을이나 새로운 팜프라촌을 잘 누릴 수 있는 유정님만의 팁이 있다면요?
바래길을 걸어서 혼자 상주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너무 좋았어요. 가면서 보이는 자연이 너무 좋고, 천천히 내 속도대로 가도 되고, 바닷길을 따라 산 속을 걷는데 절벽으로 난 풍경이 너무 예뻐서 꼭 걸어보시길 추천해요.
저희 팜프라촌 슬로건이 ‘판타지 촌라이프를 위한 일주일’인데, 유정님에게 ‘촌라이프’란 무엇인가요?
꾸미지 않아도 되는 것. 나를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른들이 예쁘다 해주시고, 숨만 쉬어도 좋아해주시는 것. 정말 판타지 같은 일이네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어떤 사람들에게 팜프라촌을 소개하거나 추천해주고 싶나요?
저는 SNS도 잘 하지 않고, 현대 문명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팜프라는 밖에서 봤을 때 트렌디하기도 해서 ‘내가 가도 될까?’ ‘너무 예술하는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저는 오히려 저 같은 사람들이 와서 자연스럽게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팜프라 멤버들은 사람을 긍정적으로 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아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