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문

#뮤지션 #환경활동가 #자연 #영감 #트래킹


욱재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정욱재이고, 뮤지션이자 환경활동가입니다. 벌써 데뷔 15년차네요, “노리플라이”라는 밴드를 하고 있고 ‘튠’이라는 솔로 프로젝트도 함께 하고 있어요. 실용음악을 전공했는데, 데뷔 후에 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서 스물 다섯에 편입을 했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캠페인도 종종 진행하고 관련된 칼럼을 쓰거나 인터뷰, 강연 등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드디어 석사 논문을 제출했는데 연구 주제는 제주의 올레길, 남해의 남파랑길과 같은 한국의 둘레길과 관련된 내용이었어요.


오 드디어 졸업이 눈앞에 있네요 너무 축하드려요! 팜프라촌에 입주한지 오늘이 벌써 4일차인데 이곳에서의 하루들이 어땠는지 간단히 공유해주세요

두모의 자연속에서 매일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날마다 한두시간씩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선택적으로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였어요. 힘들지 않은 정도의 체험들이라 즐겁게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어요.


팜프라촌에서의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요?

오늘은 평상만들기를 했는데, 도시에서 사는 저같은 사람들은 평소에 잘 체험할 수 없는 경험들이잖아요.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다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또 팜프라촌 조경 설계에 함께 참여했는데 완성된 팜프라촌에 오니, 도면을 그리면서 함께 고민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뭉클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주변의 자연들과 잘 어울리는 팜프라촌이 주는 이 느낌과 장면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을 것 같아요.



맞아요, 학업과 콘서트와 같은 활동들로 바쁜 와중에도 종종 팜프라촌에 와서 일손을 거들어주셨잖아요. 너무 감사했어요. 완성된 팜프라촌을 보니 어떠신가요?

아무래도 오랜 시간 곁에서 지켜보며 돕기도 하고, 늘 응원해왔기 때문에 뭉클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실제로 구현이 된 팜프라촌의 모습이 쉽게 상상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 예쁜 마을이 조성된 것 같습니다. 또 팜프라 같은 경우에는 농촌 계획 쪽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인구 분산이나 청년 정책에 큰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친구로서 아주 뿌듯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가진 입주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경험은 어땠나요?

여행을 좋아해서 많이 다니기는 했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을 좋아해서 본격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낸 경험은 많이 없어요. 그치만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서 이야기하며 다른 삶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시간들은 즐기는 편이고 그런 시간을 통해서 음악적 영감을 많이 얻기도 해요. 팜프라촌은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하는 장소인 것 같아요.


작은집 코부기에서 지낸 경험은 어떠셨나요?

저도 언젠가는 촌에서 집을 짓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니멀라이프에 맞는 구조와 스타일의 건축이 마음에 들었어요. 저에게 아주 매력적인 측면이 많아서 나중에 참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욱재님은 두모마을이 이제 익숙한 곳이겠지만, 마을 주민들과 가까이서 지낸 경험은 어땠나요?

입주 첫날 사무장님과 마을 투어를 진행하면서 마을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어요. 이 곳에 처음 오는 분들에게 아주 좋은 프로그램일 것 같아요. 주민을 통해 마을의 이야기를 듣는 것, 팜프라촌을 이해하는데에 아주 중요한 맥락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욱재님은 팜프라촌에 입주하기 전에 어떤 것들을 기대했나요?

지난주 논문을 제출하기 전까지 학업과 중간 중간 공연이나 촬영으로 근 1년간 아주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는데 아주 홀가분한 마음으로 쉼을 위해 팜프라촌에 왔습니다. 기대한 바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어요.



팜프라촌이나 두모마을을 잘 누릴 수 있는 팁이 있다면요?

하이킹 트랙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팜프라를 지나치는 남해의 남파랑길은 한국 남도의 정수를 보여주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좋은 경관과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꼭 걸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욱재님에게 ‘촌라이프란’?

꼭 구현되어야 할 한국의 미래인 것 같아요. 수도권에 밀집된 인구를 앞으로 어떻게 분산시킬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해요. 촌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책들이 잘 마련되면 좋겠어요. 어떤 직군의 사람들을 각 지역으로 흩뿌려낼지 고민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현재 우리는 새로운 농촌의 개념이 시작되는 중요한 과정에 있다고 보는데, 예전처럼 농촌에서는 농사만 짓는다는 고정관념에서 좀 벗어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고, 디지털노마드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이런 트렌드를 잘 이용해서 촌의 개념이 바뀌어야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욱재님은 앞으로 촌에 내려와서 사실 계획도 가지고 계신가요?

네 계속해서 구상하고 있구요. 특히 저같은 뮤지션들은 자유롭게 지역을 옮겨 다닐 수 있어서 언젠가는 촌에 내려와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어떤 사람들에게 팜프라촌을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뭔가 라이프가 유연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오면 좋겠어요. 저와 제일 가까운 저희 친형도 평생을 도시에서 살며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평소에 유연한 삶에 대해 사고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경험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잖아요. 팜프라촌이 다른 세계를 여는 그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