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 #미니하우스 #자급자족
은율님 안녕하세요!
저는 2기에 참여했던 회사동료 은정님 소개로 팜프라촌에 입주하게 된 이은율입니다. 건축 전공을 해서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다가 추석 전에 퇴사를 했는데 마침 팜프라촌 추가 모집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지만 제가 불면증이 심한데 밤을 새야 하는 경우가 잦아지니까 되게 힘들더라구요.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 되니까 조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휴식을 결정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계속 쭉 건축 일을 해오셨던 건가요?
원래는 학교를 다니면서 건축을 그만하고 싶어서 한전에 입사를 했어요. 복지도 좋았으면 좋겠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어서 배전 설계 파트로 갔는데 스트레스 받는 요소가 다를 뿐이지 회사 생활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힘든 게 낫지 너무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일을 하면서 힘든 건 더 힘들더라구요.
건축은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요?
내가 직접 만들고 직접 쓸 수 있는 게 좋아요. 너무나 주변에 있고, 사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제가 관여한다는 점에서 되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팜프라촌에서 잠은 좀 잘 주무시고 계신가요?
팜프라촌에 와서 같이 지내시는 분들한테 제가 불면증이 있다고 다 말하고 다녔는데 사람들이 저 불면증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제 말에 약간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요.
건축학도의 입장에서 코부기에서 지내보신 경험은 어땠나요?
나중에 저 혼자 건축을 하게 되면 미니하우스를 짓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랑 미니하우스에 대해서 공부하기도 했구요. 코부기는 생각보다 단열이 잘 되는 것 같아서 놀랐어요. 그리고 코부기랑 코부기미니가 떨어져 있는게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사례 조사를 하면서 이렇게 방이랑 거실을 분리한 사례는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 사실 원룸이면 주방의 냄새나 화장실 소음 이런 것들이 다 섞이잖아요. 그런데 침실이 아예 분리되어 있으니까 잠도 너무 잘 오고 쾌적해요.

은율님은 팜프라촌에 오시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쉼’이었을까요?
네 그리고 저는 미니하우스를 짓고 싶은 이유도 자급자족에 대한 꿈이 있거든요. 제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술이 없으니 완전 생업으로는 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들을 어느정도 컨트롤하면서 사는 삶이 좋아서 그런 것들을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
팜프라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경험은 어땠나요?
좋았어요. 저는 이렇게 촌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줄 몰랐는데 이번에 오신 분들은 이 분야에 되게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더라구요. 그래서 한달살기, 일주일살기 정보들을 많이 얻었어요. 사람들이랑 이야기 나누는 것도 재밌고 파밍보이즈 영화를 다들 알고 계시던데 저는 여기와서 처음 봤거든요. 영화도 인상 깊었어요. 저는 사실 자연농을 후원하고 있어요. 선계약을 하고 나중에 쌀이 재배되면 받아보는데 그런 것들이 영화에 나오는 외국의 농경 생활, 지역 시스템에 녹아있더라구요. 한살림이나 자연드림에도 관심이 많은데 그런 사례들이 영상으로 정리되어 있으니까 재밌었어요.
은율님은 나중에 귀촌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네 저는 진천에 아버지랑 같이 사 둔 땅이 있어요. 거기에 미니하우스 짓고 자급자족하면서 사는게 제 꿈인데 사실 10년, 혹은 더 긴 장기 계획이어서 제가 여기 간다고 하니까 아빠가 집 잘 보고 오라고 하셨어요.
팜프라촌 프로그램중에는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갯벌 체험했던 날, 처음에 정말 조개가 한 마리도 안나왔거든요. 전주에 왔던 태풍 때문에 낙엽이 다 쓸려 내려와 갯벌이 안보이고 도토리랑 낙엽으로 다 뒤덮여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재밌게도 바다에서 도토리를 제일 많이 캤어요. 그리고 그 낙엽이 까맣게 썩어서 처음에는 ‘아 태풍 전에 올 걸’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사무장님이 오셔서 낙엽을 뒤져보라고 하시는거에요. 땅을 뒤지지 말구요. 낙엽에 조개가 다 붙어있어서 그냥 거의 주웠어요.
태풍이 와서 낙엽이 썩고, 가스가 나오고 이런 일들도 그냥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되게 많이 들었어요. 비가 많이오면 냇가나 도시 천변 이런 곳도 생태계가 엄청 많이 바뀐다고 하잖아요. 썩은 낙엽이 갯벌과 만나 발효되면서 이걸 떠다가 퇴비로 쓰시는 것도 봤는데 아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을 드리려고 해요. 은율님에게 ‘촌라이프’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생활인 것 같아요. 사람이 환경을 나한테 맞추려고 하면 힘든데, 나를 환경에 맞추려고 할 때는 엄청 편해진다고 생각해요. 전 그걸 실현하고 싶어서 자급자족을 하고 싶은 거예요. 남들이 봤을 땐 얻는것보다 잃는 게 많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얻는게 훨씬 많은 삶 같아요. 그래서 팜프라촌에서의 시간은 내가 부리는 욕심이 결국 감당이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을 마주칠 필요도 없었고,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게 얼마나 편안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시간이었어요.
#퇴사 #미니하우스 #자급자족
은율님 안녕하세요!
저는 2기에 참여했던 회사동료 은정님 소개로 팜프라촌에 입주하게 된 이은율입니다. 건축 전공을 해서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다가 추석 전에 퇴사를 했는데 마침 팜프라촌 추가 모집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지만 제가 불면증이 심한데 밤을 새야 하는 경우가 잦아지니까 되게 힘들더라구요.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 되니까 조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휴식을 결정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계속 쭉 건축 일을 해오셨던 건가요?
원래는 학교를 다니면서 건축을 그만하고 싶어서 한전에 입사를 했어요. 복지도 좋았으면 좋겠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어서 배전 설계 파트로 갔는데 스트레스 받는 요소가 다를 뿐이지 회사 생활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힘든 게 낫지 너무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일을 하면서 힘든 건 더 힘들더라구요.
건축은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요?
내가 직접 만들고 직접 쓸 수 있는 게 좋아요. 너무나 주변에 있고, 사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제가 관여한다는 점에서 되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팜프라촌에서 잠은 좀 잘 주무시고 계신가요?
팜프라촌에 와서 같이 지내시는 분들한테 제가 불면증이 있다고 다 말하고 다녔는데 사람들이 저 불면증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제 말에 약간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요.
건축학도의 입장에서 코부기에서 지내보신 경험은 어땠나요?
나중에 저 혼자 건축을 하게 되면 미니하우스를 짓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랑 미니하우스에 대해서 공부하기도 했구요. 코부기는 생각보다 단열이 잘 되는 것 같아서 놀랐어요. 그리고 코부기랑 코부기미니가 떨어져 있는게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사례 조사를 하면서 이렇게 방이랑 거실을 분리한 사례는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 사실 원룸이면 주방의 냄새나 화장실 소음 이런 것들이 다 섞이잖아요. 그런데 침실이 아예 분리되어 있으니까 잠도 너무 잘 오고 쾌적해요.
은율님은 팜프라촌에 오시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쉼’이었을까요?
네 그리고 저는 미니하우스를 짓고 싶은 이유도 자급자족에 대한 꿈이 있거든요. 제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술이 없으니 완전 생업으로는 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들을 어느정도 컨트롤하면서 사는 삶이 좋아서 그런 것들을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
팜프라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경험은 어땠나요?
좋았어요. 저는 이렇게 촌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줄 몰랐는데 이번에 오신 분들은 이 분야에 되게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더라구요. 그래서 한달살기, 일주일살기 정보들을 많이 얻었어요. 사람들이랑 이야기 나누는 것도 재밌고 파밍보이즈 영화를 다들 알고 계시던데 저는 여기와서 처음 봤거든요. 영화도 인상 깊었어요. 저는 사실 자연농을 후원하고 있어요. 선계약을 하고 나중에 쌀이 재배되면 받아보는데 그런 것들이 영화에 나오는 외국의 농경 생활, 지역 시스템에 녹아있더라구요. 한살림이나 자연드림에도 관심이 많은데 그런 사례들이 영상으로 정리되어 있으니까 재밌었어요.
은율님은 나중에 귀촌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네 저는 진천에 아버지랑 같이 사 둔 땅이 있어요. 거기에 미니하우스 짓고 자급자족하면서 사는게 제 꿈인데 사실 10년, 혹은 더 긴 장기 계획이어서 제가 여기 간다고 하니까 아빠가 집 잘 보고 오라고 하셨어요.
팜프라촌 프로그램중에는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갯벌 체험했던 날, 처음에 정말 조개가 한 마리도 안나왔거든요. 전주에 왔던 태풍 때문에 낙엽이 다 쓸려 내려와 갯벌이 안보이고 도토리랑 낙엽으로 다 뒤덮여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재밌게도 바다에서 도토리를 제일 많이 캤어요. 그리고 그 낙엽이 까맣게 썩어서 처음에는 ‘아 태풍 전에 올 걸’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사무장님이 오셔서 낙엽을 뒤져보라고 하시는거에요. 땅을 뒤지지 말구요. 낙엽에 조개가 다 붙어있어서 그냥 거의 주웠어요. 태풍이 와서 낙엽이 썩고, 가스가 나오고 이런 일들도 그냥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되게 많이 들었어요. 비가 많이오면 냇가나 도시 천변 이런 곳도 생태계가 엄청 많이 바뀐다고 하잖아요. 썩은 낙엽이 갯벌과 만나 발효되면서 이걸 떠다가 퇴비로 쓰시는 것도 봤는데 아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을 드리려고 해요. 은율님에게 ‘촌라이프’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생활인 것 같아요. 사람이 환경을 나한테 맞추려고 하면 힘든데, 나를 환경에 맞추려고 할 때는 엄청 편해진다고 생각해요. 전 그걸 실현하고 싶어서 자급자족을 하고 싶은 거예요. 남들이 봤을 땐 얻는것보다 잃는 게 많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얻는게 훨씬 많은 삶 같아요. 그래서 팜프라촌에서의 시간은 내가 부리는 욕심이 결국 감당이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을 마주칠 필요도 없었고,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게 얼마나 편안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시간이었어요.